각본과 각색, 이 두 개의 차이는 뭘까요? 시나리오 작업에 따른 영화 크레딧의 차이를 알아봅니다

안녕하세요 영화하는 나부랭이입니다 오늘은 각본과 각색의 차이에 대해서 한번 얘기해 보려고 합니다 처음이나 마지막 영화 크레딧을 보면 각본 '누구누구' 각색 '누구누구' 이렇게 뜰 때가 있잖아요 아니면 각본/각색 '누구누구' 이렇게 두 개 다 있는 경우도 있고 이렇게 크레딧이 따로 있다는 거는 뭐 일이 다르다는 얘긴데 일단 그러면 사전적 정의를 한번 알아 볼게요 제가 인터넷에서 '각본'을 쳐봤는데 한 마디로 뭐 연극이나 영화니까 연극은 극본이 있고 영화는 시나리오겠죠 그걸 통틀어서 '각본'이라고 칭하는데 영화 입장에서 봤을 때는 이게 각본=시나리오인 거죠 그럼 '각색'을 한번 쳐 보도록 할게요 여기서 서사시나 문학작품이라고 써있는데 요즘은 이제 뭐 소설 말고도 웹툰이나 게임 등을 원작으로 해서 많이 쓰기도 하죠 여기 사전적 의미로 보자면 '각색'은 어떤 다른 매체에 원작이 있는데 그거를 시나리오화 시키는 일 그걸 이제 '각색' 이라고 한다 여기까지는 사전적 정의였고요 한국 영화 제작 실무에서는 그럼 '각본과 각색의 차이'가 뭐냐 각본은 무의 상태에서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창작된 시나리오 아무런 베이스가 없는 상태에서 아이디어만 딱 있잖아요 그 아이디어를 이제 발전시켜서 글로 써서 만든 그 결과물 시나리오를 각본이라고 합니다 근데 원작이 있는 경우에도 시나리오 형태로 만드는 것 원작 소설이나 게임이나 웹툰을 시나리오 형태로 만드는 것도 각본이라고 해요 아까 사전적 정의 에서는 그게 각색 작업이었잖아요 각색 작업은 맞는데 그 결과물이 결국 각본인거예요 그래서 크레딧에 각본으로 올라가게 되죠 제가 아까 제로베이스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창작된 시나리오를 각본이라고 한다고 했는데 그 원작도 사실은 바로 이렇게 영화화 할 수가 없는 거잖아요 소설을 보고 영화를 찍을 수가 없고 웹툰을 보면서 바로 영화를 찍을 수가 없기 때문에 그걸 이제 시나리오로 옮기는 작업 그것조차도 이제 각본화라고 하는 거죠 그래서 크레딧에 올라갈 때는 '각본'이라고 올라가죠 각본 '누구누구' 이런 식으로 올라가죠 그렇다면 각색은 뭐냐 그러니까 곧 크레딧이 '각색'으로 올라가는 경우는 뭐냐 그건 앞에서 얘기한 그 각본을 수정하는 작업이 있을 때 그걸 각색이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각본이 나왔는데 캐릭터가 마음에 안 들어요 아니면 뭐 어떤 사건의 흐름이나 극의 흐름이 마음에 안 들어요 그러면 이제 다른 사람을 불러서 "각본이 있는데 이거를 이런 식으로 고쳤으면 좋겠다" 의뢰를 해요 그러면 그 작업을 의뢰받은 사람(작가)이 이거를 고치는 거죠 수정을 하는 거죠 그 제작사나 대표가 원하는 대로 그거를 이제 각색 작업이라고 하는 거예요 그래서 그 각색을 완성시킨 사람을 각색 크레딧에 올려주는 겁니다 여기서 중요한 거는 원래 각본을 썼던 사람이 그걸 계속 고치면 각색이 아니에요 그냥 그거는 각본이지 그러니까 한국영화에서 각색으로 크레딧이 올라가는 경우는 원래 각본가와 다른 사람이 와서 수정 보완하는 작업을 했다 그런 이제 가정이 있어야 각색으로 크레딧이 올라가는 거죠 또 여기서 궁금해 하실 게 각색의 범위죠 어디부터 어디까지 고쳐야 각색이고 뭐 어느 정도 고치면 그냥 각본으로 또 올라가는가 뭐 예를 들어서 캐릭터와 설정만 빼고 처음부터 끝까지 완전 다른 이야기를 썼어요 아니면 거꾸로 뭐 별로 크게 손 댄 거 없이 중간중간에 어색한 부분만 살짝 살짝 고쳤어요 이 두 가지 경우로 보면 작업 시간과 노력이 굉장히 많이 다를 텐데 문제는 이 크레딧의 답은 '제작사 마음대로' 라는 겁니다 그러니까 아까 첫 번째의 경우 캐릭터와 설정만 빼고 다 뜯어 고친 경우에 그냥 각색으로 올라갈 수도 있고 아니면 두 번째 경우처럼 살짝살짝 고쳤는데도 각본으로 올라갈 수도 있고 그러니까 한국은 이게 확실하게 정립된 게 없고 좀 다소 애매모호하게 이 크레딧이 결정이 돼요 지금 박스오피스 1위를 하고 있는 [나쁜녀석들:더무비] 같은 경우에는 각본-한정훈 / 각색-손용호 라고 써 있어요 손용호는 감독님이죠 근데 추측을 해보자면 작가님이 각본을 쓰시고 감독님께서 자기 연출이나 여러가지 느낌에 맞게 고치신 거 같아요 그래서 이제 '고쳤다' 해서 각색으로 올라가신 거죠 근데 이것도 사실 올려주는 사람 마음이에요 감독님이 대대적으로 고쳤다 하면 각본으로 올라갈 수도 있고 근데 대대적으로 고쳤는데도 각색으로 올라갔을 수도 있고 이건 아무도 알 수가 없는 겁니다 그리고 2위를 하고 있는 [타짜:원아이드잭]을 보면 각본가가 세 명이고 원작자 두 명 그러니까 원작자는 따로 표기를 하는 거고 각본이 이 세 명인데 감독님이 껴 있죠 권오광 감독님께서 껴있는데 [타짜]가 조금 오래된 프로젝트라 조금 길게 간 프로젝트라서 첫 번째 시나리오를 누가 썼는데 그 다음에 누가 바톤터치를 받고 그리고 감독님이 자기 구미에 맞게 각색을 했다 이렇게 볼 수도 있지만 또 각본으로 올라가 있는 걸 보니까 세 명이 동시에 작업했을 수도 있어요 아니면 두 명이 했던 거를 감독님이 고쳤을 수도 있고 그러니까 이 크레딧만 보고는 제작 과정을 알 수가 없는 거죠 어떤 식으로 참여했는지 그래서 한국은 이런 식으로 각색과 각본의 그 범위가 좀 애매모호합니다 근데 쉽게 이제 받아들이자면 각본= 아이디어를 맨 처음 구현한 사람 시나리오로 만든 사람 각색= 그 시나리오를, 부족한 점을 보완하고 수정한 사람 대충 이렇게 크레딧은 이해하시면 될 거 같고 그럼 헐리우드는 어떻게 하는지 한번 살펴볼게요 얘네는 이제 백년동안 영화를 만들었기 때문에 대충 이런 시스템들이 정립이 돼 있는데요 아카데미상을 살펴보면 각본상과 각색상이 따로 있어요 각본상은 'Best Original Screenplay' 그리고 각색상은 'Best Adapted Screenplay' 그러니까 original screenplay 라는 거는 그냥 그 사람의 아이디어 무의 상태에서 아까 말씀드렸던 그 제로베이스에서 탄생한, 창작된 시나리오를 original screenplay 라고 하고 adapted screenplay 는 한마디로 그 사전적 정의 있었잖아요 그 사전적 정의 대로 어떤 소설이나 문학작품이나 요새는 이제 코믹스 원작이 많죠 뭐 게임이 될 수도 있고 그 원작이 있는 거를 시나리오화 한 것 그걸 이제 각색, adapted 시나리오라고 하죠 그러니까 헐리우드는 그냥 사전적 정의대로 딱 나눠 놓은 거예요 대신에 그 둘 다 screenplay 로 그러니까 '각본가'로 크레딧은 올려줍니다 헐리우드 영화 처음 시작할 때나 끝에 보면 SCREENPLAY BY ~ 뭐 이렇게 써 있거나 아니면 WRITTEN BY 라고 써 있는 경우가 많아요 그거는 이제 그 사람이 각본을 썼다는 거죠 그러니까 한국처럼 각색 수정의 개념이 들어가면 따로 표기하는 거 같아요 크레딧을 보시면 'STORY'라는 story crew가 따로 있거든요 그러니까 그 스토리 크루들이 수정 보완을 했겠죠 그거를 따로 크레딧을 따로 빼고 메인 크레딧에는 그런 각색한 수정 보완한 작가들의 이름은 올리질 않더라고요 그런데 만약에 그 수정사항이 크다면은 아마 정해져 있을 거에요 걔네는 그런 거 몇 퍼센트 이상의 수정이 있으면 몇 페이지 이상의 수정이 있으면 이거는 꼭 screenplay by로 올려줘야 된다 아마 이런 조항이 있을 거예요 아니면 혹은 뭐 그런 예우 차원에서 올려 줄 때도 있고 예를 들어 보면 마블의 [앤트맨] 같은 경우가 좀 특이한 케이스인데 앤트맨 같은 경우는 크레딧이 좀 재밌게 되어 있는데요 에드가 라이트 그리고 조 코니시가 screenplay로 들어가 있고 그 밑에 and가 써 있어요 and 아담 맥케이 & 폴 러드 그렇게 써져 있죠 폴 러드는 앤트맨 주인공이죠 앤트맨이죠 근데 이게 왜 두 명이 써져 있고 'and' 그리고 또 두 명이 써져 있는냐 히스토리가 이제 에드가 라이트가 자기가 친한 작가랑 같이 마블이랑 계약해서 쓰고 있었는데 마블과 이제 마찰이 생긴 거예요 왜냐하면 에드가 라이트는 굉장히 사실 개성이 강한 감독인데 각본까지 쓰고 마블은 사실 큰 그림을 보는 스튜디오 영화를 찍는 영화사잖아요 그러니까 이제 케빈 파이기의 그 큰 그림에 에드가 라이트가 반하는 시나리오를 쓴 거죠 그래서 서로 의견 충돌이 생겨서 이제 감독직도 하차하고 이제 시나리오에서도 빠진 거죠 그래서 다시 시나리오를 썼는데 아마 마블에서 처음에 썼던 그 에드가라이트랑 조 코니시를 까지 않은 거죠 좀 예우하는 차원에서 '니네 아이디어가 있었기 때문에 이 영화가 완성됐다' 라는 걸 인정해준 거예요 보통 헐리우드에서는 가차 없이 그냥 까버리는데 마블은 아마 미래를 또 생각했던 거 같아요 그리고 아마 [앤트맨]의 그 많은 연출적인 아이디어들이 에드가 라이트가 남겨놓은 콘티 액션 콘티 그대로 사실 찍은 것들이 많더라고요 그래서 이 영화가 이 사람들한테 빚진 게 꽤 있다 라는 걸 보여 주기 위해서 크레딧에 아마 올려 준 거 같아요 근데 이걸 한국식으로 크레딧을 올리면 사실 에드가 라이트/조 코니시가 각본이고 아담 맥케이와 폴 러드는 각색으로 들어가야 되죠 한국의 각색은 adapted 라는 뜻도 있지만 보통은 이제 크레딧을 올릴 때는 'rearranged' 그러니까 다시 재조합하다 수정하다 이런 뜻이 더 강하기 때문에 좀 그게 차이가 있는 거 같아요 사실 그 '수정 보완을 하다'라는 게 굉장히 애매하죠 그래가지고 이거 좀 고칠 필요가 있을 것 같은데 근데 뭐 이거는 관용적으로 계속 썼던 표현들이라 사실 고치기는 그렇게 쉽진 않을 것 같아요 아무튼 정리하자면 한국영화 실무에서는 각본을 아무것도 없는 무의 상태에서 아이디어, 최초의 아이디어를 갖고 쓴 그런 시나리오 근데 사전적 의미와 다르게 원작이 있어도 그게 웹툰이거나 소설이거나 게임이더라도 어쨌든 원작이 있어도 그걸 시나리오화 한 것을 '각본'이라고 한다 그리고 '각색'은 그 각본을 수정 보완 하는 작업 그러니까 각색은 독립적으로 크레딧이 올라갈 수가 없는 거죠 그래서 마지막에 영화크레딧 올라갈 때 보시면 각본 누구, 각색 누구, 각본/각색 누구 이렇게 써 있는 경우는 있어도 각색만 있는 경우는 없어요 왜냐면 오리지널이 있어야 각색을 할 거 아녜요 그리고 각색 범위에 대해서는 뭐 아무도 모른다 그게 뭐 많이 고쳤다고 각본으로 올려주는 것도 아니고 적게 고쳤다고 각색으로만 올라가는 것도 아니고 그거는 이제 올려주는 제작사의 마음이다